아주 짧은 메모

1.
 계급사회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놓치고 있는 부분이 인류 역사상 계급이 없었던 시간은 아주 순간에 불과했다는 점이다. 사람들이 착각하고 있는 점은 합리성 - 지인과 토론하던 때 사용하던 용어로는 에피스테메가 적합하지 않을까? - 이 변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군과 사회의 계급제도가 다르게 느껴지는 것은 군의 특수성 보다는 군이 채택하고 있는 합리성이 사회의 합리성과 맞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어느 쪽이 채택하고 있는 합리성이 더 높은 단계에 있느냐 마느냐의 문제와는 상관없는 문제다.

 어느 쪽이 더 높은 수준의 합리성이냐를 따진다면, 최근 이라크전의 모습까지 고려할 때 명백히 한국군이 채택하고 있는 합리성은 시대에 지극히 뒤떨어진 19세기 말의 일본 무사들을 연상시키는 야쿠자들의 합리성이다. 서구 부르주아들의 자유주의적 합리성이 조금씩 조금씩 정착되어가고 있는 사회의 합리성과는 비교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아주 천박한 합리성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리고 이는 전사에서도 아주 쉽게 찾을 수 있다.


2.
 사회 변혁을 이끄는 소수의 이상주의자들이라는 테제가 있다. 그러나 이 테제가 감추고 있는 진실은 이상주의자들의 이상은 결코 실현 불가능한 몽상이 아니라는 점이며 바로 그렇기에 사회가 움직여왔다는 것이다. 엄밀히 말해서 미래는 가능성이 아니라 불확실성이 지배하고 있기에 그렇지만 말이다. 어쩌면 미래는 주사위 던지기 나름이다.

 바로 그렇기에 나는 코뮤니즘의 승리를 확신한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불확실성에 근거한, 알튀세르 말마따나 우발성에 근거한 것임을 확실히해둔다. 나는 역사 발전에 단계가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by RedGhost | 2009/09/02 18:48 | 메모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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